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14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를 앞섰습니다. 결선투표는 28일이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 여부에 따라 튀르키예 경제의 운명이 좌우될 전망입니다. 이날 리라화 환율은 0.051달러로 폭락했습니다.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
15일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49.5%를, 6개 야당 연합을 대표하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4.89%를 득표했습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승리를 점쳤던 대선 직전 여론조사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이 과반에 미치지 못해 오는 28일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됩니다.
연임 땐 포퓰리즘 우려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 여부에 튀르키예 경제의 운명이 좌우될 전망입니다. 가정용 천연가스 무상 공급, 공공 근로자 임금 인상 등 에르도안 대통령의 포퓰리즘 공약이 현실화하면 튀르키예 경제가 베네수엘라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쟁 후보인 클로츠다로을루 대표가 물가 안정, 친서방 외교 복원 등의 공약으로 인기를 얻자 돈을 더 뿌리겠다는 공약으로 응수했습니다.
에르도안의 공약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이 2018년 최저임금을 60% 인상하고 식료품 보조금 쿠폰을 살포한 끝에 재선에 성공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은 더 심해졌습니다.
튀르키예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예상밖에 선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5일 튀르키예 증시의 개장 전 벤치마크 지수가 6.38% 하락, 서킷브레이커(거래 중단)가 발동된 뒤 30분 후 철회됐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임할 경우 재정 지출이 급증해 리라화 가치 하락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로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는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튀르키예, 경제난 가속화
튀르키예는 지난해 물가상승률(연간)이 72.3%에 달했고 지난달에는 물가상승률(전년 같은 달 대비)이 43.7%를 기록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 2월 5만여 명의 사상자를 낸 대지진이 발생한 뒤 에르도안 대통령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며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자 리라화 가치가 폭락해 수입 물가가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에도 미국 중앙은행(Fed)을 중심으로 글로벌 긴축 기조가 확산될 때마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기준금리를 내리고, 이에 반대하는 중앙은행장을 쫓아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동안 리라화 환율은 2013년 5월 리라당 0.54달러에서 이날 현재 0.051달러로 거의 10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에서 "(에르도안은) 시골 이장처럼 국가를 운영하면서 외국 자본을 쫓아내 지난 10년간 튀르키예 경제의 거의 모든 지표를 악화시켰다"며 "정권만 바뀌면 튀르키예는 유럽에서 중국을 대체할 제조업 강국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신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닛케이지수 3만 돌파 vs 한국, 경기 둔화 (경제성장률) (0) | 2023.05.18 |
---|---|
아르헨티나, 기준금리 97% (물가상승률 109%) (0) | 2023.05.17 |
일본 상장사 실적 분석 (2022회계연도) (0) | 2023.05.15 |
구글 AI 챗봇 '바드' VS 오픈 AI '챗GPT' (0) | 2023.05.12 |
미국 기준금리 전망 (4월 CPI 상승률) (0) | 2023.05.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