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둔화, 경제 침체 조짐
미국 금리 전망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선행지표인 ISM제조업지수가 지난 3월 약 3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고용보고서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고용지표도 3월 예상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최근 발생한 은행 파산과 고용 둔화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미국 고용보고서 선행지표
5일 미국 고용 분석업체인 ADP는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4만5000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ADP 고용 수치는 통상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가 나오기 전 발표해 선행지표로 여겨집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2로 시장 예상치(54.5)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PMI는 서비스업종의 경기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기준선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아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합니다. 기준선인 50을 넘긴 했지만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전날 나온 2월 구인 건수도 급감했습니다. 미 노동부는 구인·이직 보고서(JOLTs)를 통해 2월 구인 건수가 993만 건으로 전월(1056만 건) 대비 63만 건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월간 구인 건수가 1000만 건을 밑돈 것은 2021년 5월 이후 21개월 만입니다.
Fed가 주목하는 실업자 한 명당 구인 건수 배율은 전월 1.9배에서 1.7배로 감소했습니다. 구인 건수 배율은 실업자 한 명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 수의 비율로,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건 노동수요가 공급 대비 과열된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나디 골드버그 TD증권 선임전략가는 "고용시장이 긴축 상황에 반응한 첫 번째 징후"라며 "일자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
고용지표가 공개되자 투자자들은 경기가 침체될 것이란 두려움에 안전자산으로 몰렸습니다.
금 선물가격은 4일 온스당 2042달러 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온스당 2069.40달러)에 근접했습니다. 이날 장 초반 연 4%를 넘었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고용 지표 발표 후 연 3.84%로 마감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3.43%에서 3.35%로 하락했습니다.
경기 침체 조짐
고용 둔화는 시장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입니다. Fed는 고용시장 과열이 유지되는 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고용시장이 과열되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난달 은행 위기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바꼈습니다. 글로벌 채권운용사 핌코는 "은행권의 변동성으로 신용경색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더 빠르고 깊은 경기 침체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금리 전망
시장은 Fed가 5월부터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4일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30분 기준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57.9%로 집계됐습니다. 전날에는 동결될 확률이 42.8%였으나 하루 만에 반전된 것입니다.
앤드류 헌터 캐피털이코노믹스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월 구인 건수 급감은 지난달 은행 위기 이전부터 노동 수요가 냉각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Fed의 긴축 사이클이 거의 끝났다고 볼만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주 공개될 다른 경제지표들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오는 7일 미 노동부가 공개할 3월 고용 보고서로,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와 실업률 등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가 24만 명으로 전월(31만1000명) 대비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3.6%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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