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전망 (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

미국 중앙은행(Fed)이 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Fed는 이번 결정문에서 추가 긴축을 시사하는 문구를 빼 긴축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고, 원·달러환율은 긴축 종료 기대로 1320원대까지 하락했습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0.25%P 인상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4.75~5.0%에서 연 5.0~5.25%가 됐습니다. 

Fed는 이날 배포한 결정문에서 직전 3월 회의 결정문에 있던 '추가 긴축 정책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추가적인 긴축이 적절한지 결정할 때 긴축의 누적 효과와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것'이라는 표현을 넣었습니다.
이에 샘 스토벌 CFRA 수석투자전략가는 "'예상' 대신 '결정'이란 단어를 사용한 FOMC 성명을 통해 Fed가 긴축을 일시 중단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고,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 모야 분석가는 "오늘 금리 인상이 (이번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Fed가 최소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결정은 오늘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노동 수요가 여전히 공급보다 많고, 인플레이션도 다소 둔화했지만 물가 목표치(2%)를 웃돈다"며 "더 큰 긴축이 타당하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FOMC는 물가가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그 예측이 맞다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

• 금리 인상 전망

이날 FOMC 결정에 대한 월가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파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OMC가 '매파적 일시정지(hawkish pause)'를 예고했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에 주의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Fed가 인플레이션 위험성을 매우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매파적인 중단(hawkish hold)'이라고 봐야 한다"며 "지역은행 리스크가 완화되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6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 금리 인하 전망

모건스탠리는 "Fed가 더 이상 추가 긴축이 필요없다고 보고 있으며 '여러 여건과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아 인상 중단을 시사했기 때문에 대체로 비둘기파적(dovish)"이라고 해석했습니다.
ING도 "Fed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는 Fed의 임계치가 높아졌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은행 대출 기준이 급격히 강화되고 있어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의 정점을 찍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피벗을 예상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신용 여건의 긴축이 Fed의 생각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경기 둔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때문에 Fed가 올해 후반에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50년간 Fed는 금리 인상을 끝내고 평균 6개월 뒤 금리 인하로 선회했습니다. 이번 FOMC가 마지막 금리 인상이라면 올 11월 전후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

Fed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로 벌어졌습니다.
이 같은 금리 차는 한국 경제와 외환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입니다. 당장 수익률이 높은 미국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 고민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한·미 간 금리 차를 좁히기 위해 이달 말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소폭이라도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달러 환율 하락

Fed의 긴축 사이클 종료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5.40원 내린 1322.8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2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21일 후 처음입니다.

환율이 크게 하락한 것은 미국의 긴축이 끝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 영향이었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라고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한 인터뷰에서 "긴축 사이클이 종료에 다다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 기준금리 0.25%P 인상

유럽중앙은행(ECB)는 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3.75%로 확정했습니다.

ECB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소비자물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로존의 4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7% 상승했습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3월 역대 최고(5.7%)를 찍고 4월 5.6%를 기록해 소폭 둔화했지만 인플레이션을 2%에 묶어놓겠다는 ECB의 목표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이번에 0.25%포인트 인상에 그친 점을 고려할 때 그동안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높은 금리가 야기할 신용경색 문제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이미 러시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허용한다면 금리 인상 사이클이 6월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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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긴축 적절' 문구 뺀 파월…美 금리인상 종착역 다가왔다

유럽중앙은행도 기준금리 0.25%P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