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림자 조세'라고 불리는 법정 부담금 91개 중 40%에 달하는 36개를 폐지, 감면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섭니다.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 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은 1961년 제도를 도입한 이후 63년 만입니다.
준조세 부담금 개편, 영화 볼 때 내던 그림자 세금 폐지
기획재정부는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부담금은 세금은 아니지만 특정 공익사업과 연계해 법률에 따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돈으로, 올해 기준 91개의 부담금을 통해 24조 6157억 원을 징수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지난 1월 16일 국무회의에서 폐지하겠다고 밝힌 4개 부담금 외에도 18개의 부담금을 올 하반기부터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국제교류기여금은 외교부가 1991년부터 여권 발급자 대상으로1만 5000원(10년 유효 복수여권 기준)을 걷고 있는 부담금입니다. 시행 당시 상대적으로 유복한 해외여행객에게서 기부금을 걷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부담금을 연간 해외여행객이 2000만 명에 달하는 지금도 걷고 있는데요. 올 하반기부터 1만 2000원으로 인하됩니다.
단수여권 및 여행 증명서는 면제합니다.
출국납부금은 항공권을 구입할 때 관광진흥(1만 원)과 국제질병 퇴치(1000원) 명목으로 징수해 온 부담금으로, 내년부터 7000원으로 인하됩니다. 출국납부금 전액 면제 대상도 기존 만 2세에서 12세로 확대합니다.
영화발전기금(영화입장권부담금)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07년부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입장권 가액의 3%(약 500원)를 징수해온 부담금입니다. 영화 제작자 및 배급사가 아니라 관객이 낸 돈으로 영화 사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영화입장권부담금은 내년부터 전면 폐지됩니다.
전력기금부담금은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걷을 때 사용자에게 3.7%씩 징수하는 부담금으로, 2025년 7월까지 2.7%로 부과요율을 1%포인트 낮춥니다. 뿌리 업종의 경우 종전 대비 연 62만 원을 덜 내게 됩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판매업자에게 걷는 석유수입·판매부담금은 종전 대비 30%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자동차보험료에 포함되는 자동차 사고 피해지원사업분담금은 3년 한시로 50% 인하해 보험료 인하를 유도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민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부담금도 대거 정비할 방침입니다. 우선 분양사업자에게 분양가격의 0.8%(공동주택 기준)를 징수하던 학교용지부담금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저출산에 따른 학교 신설 수요 감소를 감안해 폐지하겠다는 것입니다.
개발사업자에게 걷는 개발부담금(개발이익의 20% 또는 25%)은 올해에 한해 수도권은 50%, 비수도권은 100% 한시 감면합니다.
정부는 이번에 폐지·감면을 확정한 32개 부담금 대상으로 법령 제·개정에 즉시 착수해 올해 7월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폐지·감면을 통해 연간 2조 원 수준의 국민·기업 부담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기사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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