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 1.1%
R(Recession)의 공포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쳤습니다. 부진한 1분기 경제성장률에 이어 소비 감소 가능성,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은행 위기 우려까지 겹치며 미국이 하반기에 경기침체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1분기 GDP
27일 공개된 미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은 연율 1.1%로 시장 추정치 평균(2%)을 0.9%포인트 밑돌았습니다. 직전인 지난해 4분기(2.6%)와 비교해 볼 때 둔화세가 뚜렷합니다.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민간 기업과 부동산 투자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특히 민간 기업 투자는 1분기에 12.5% 줄어들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최근 1년 동안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며 기준금리를 연 4.75~5%까지 끌어올린 게 경제에 큰 부담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민간 기업의 부진한 활동은 전체 GDP를 2.3%포인트 끌어내렸습니다.
그나마 1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소비였습니다. 이 기간 소비 지출은 3.7% 증가했습니다. 노동시장 경색에 따른 임금 상승,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축적한 저축 때문에 미국인들이 1분기에 소비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수출은 4.8% 증가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여파로 미국인들의 소비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금융회사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소비가 둔화하면서 미국 경제가 변곡점을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 늘어나며 '깜짝 성장'했지만 2월엔 0.2%, 3월엔 1% 줄었습니다.
CNBC방송은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근원 PCE 가격지수가 각각 4.2%, 4.9% 올라 직전 분기(PCE 3.7%, 근원 PCE 4.4%)보다 상승 폭을 키운 점을 들며 "불황에도 물가는 오르는 1970~198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과 비슷한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장에서는 Fed가 다음달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이후 긴축을 중단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그림자금융 리스크
시장에서는 은행 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한 이후 미국 은행들이 가계 및 기업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이터통신은 "Fed의 고강도 긴축에 은행 위기 우려까지 더해져 올 하반기 경기침체 위험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뿐 아니라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은행처럼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비(非)은행 금융)도 위험 지대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미국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채권의 미실현 평가손실 문제가 은행뿐 아니라 그림자 금융권에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는 게 WSJ의 분석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비은행권이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는 사모 금융, 레버리지론, 하이일드 채권 세 가지만 해도 작년 말 규모가 4조3700억달러로, 은행권의 대출 규모(2조6500억달러)를 뛰어넘었습니다. WSJ는 "미국 부채 문제에서 은행 위기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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