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집권당인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이 21일 열린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가부도 사태까지 내몰렸던 그리스 국민이 최근 4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친기업 정책으로 경제 회복을 일궈낸 집권당에 대승을 안겼다는 분석입니다.
그리스 총선 결과
21일 그리스 내무부에 따르면 개표율 99.59% 기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현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은 40.79% 득표를 했습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이끄는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20.07%를 득표하는 데 그쳤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심할 여지없이 그리스가 민주주의로 전환한 이래 현직 정부가 거둔 최고의 선거 성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신민당은 지난 2월 발생한 최악의 라리사역 열차 사고와 지난해 불거진 야당 후보 도청 스캔들 등 겹악재가 닥쳤지만 유권자들은 여러 정치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 집권당의 과감한 개혁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도한 포퓰리즘
그리스는 오랫동안 복지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습니다. 1981년 좌파 사회당을 이끈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당선을 기점으로 중·고등교육 무상 제공, 연금 지급액 인상, 최저임금 인상, 무상의료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쌓여가는 재정적자는 국가부채로 충당했고, 이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비율은 높아져 갔습니다. 결국 그리스는 2008년 국제 금융위기를 전후로 해운, 관광 등 주력 산업들의 몰락과 함께 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았습니다. 2013년에 이르러서는 연간 실업률이 27%대에 육박했고 2015년에는 결국 국가부도를 맞게 됐습니다.
미초타키스 총리 등장
2019년 집권에 처음 성공한 미초타키스 총리는 고강도 긴축 정책을 통해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공공 부문 임금부터 대폭 삭감했고,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지적됐던 무상 의료와 소득 대체율 90%의 연금제도에 대해 대수술을 감행했습니다. 부채비율도 2020년 206%에서 지난해 171%로 끌어내렸습니다.
이같은 쇄신은 해외 자본을 다시 끌어들여 경제 회복을 이끌었고, 해외 교역량도 점차 늘어났습니다. 2021년 기준 그리스의 상품 수출 규모는 2010년 대비 90% 늘어났고, 외국인 직접투자는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해 8.4%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도 5.9%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실업률 역시 2배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미국 하버드대를 나와 컨설팅사 맥킨지와 영국 체이스은행 등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은 친시장주의자입니다. 2013~2015년 개혁행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대폭 감축한 전력이 있습니다.
2차 총선
신민당은 대승을 거뒀지만 과반 확보는 실패해 7월 초 2차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최다 득표한 정당에 50석을 몰아줘 과반을 비교적 쉽게 확보해 단독 집권할 수 있게끔 했던 제도가 이번 총선에서 폐지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신민당은 다른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거나 2차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미초타키스 총리는 단독 정부를 선호한다고 거듭 밝혀온 만큼 연정 협상 가능성은 낮습니다.
선거법에 따르면 2차 선거는 1차 선거와 달리 득표율에 따라 최대 50개의 보너스 의석을 챙길 수 있어 신민당으로선 이 기세를 몰아 2차 선거에서 단독 과반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스 증시
한편 신민당의 압승에 그리스 주식시장은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아테네 증권거래소(ASE) 종합지수는 개장 직후 급등해 정오 기준 전일 대비 7.3% 상승한 1213을 기록하면서 2014년 이후 약 9년 만에 1200선을 돌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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